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사람이 하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는데 그쳤던 인공지능(AI). 이제 인간의 선호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의료진단이나 주식투자, 재무적 판단 등 복잡한 의사결정도 한다. 나아가 문학이나 음악과 같은 창작활동까지 가능해지고 있다. 일상에서 그리고 기업을 운영하면서, 인공지능을 빼놓고는 생활과 성장을 말할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이미 기술 선진국들은 인공지능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인공지능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손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가 적다. 해외에서 사업화가 된 인공지능을 음성인식에 활용하는 수준의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원천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이를 비즈니스와 접목시켜 나가야 한다.
◇인공지능 시장 연평균 38% 고성장=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시장규모는 2018년 1조700억원에서 2019년 1조5000억원으로 커졌다. 향후 2025년까지 연평균 38.4% 성장해, 10조5100억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규모도 2018년 198억3000만달러에서 2019년 262억달러로 32.1% 증가했다. 이후 2025년까지는 1840억7000만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국들은 인공지능의 글로벌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자국 현안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미국이 30.7%로 주도하고 있는데 그 뒤를 중국, 영국 등이 따라가는 형국이다. 인공지능 개발 주요국은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지능 경쟁력은 7개 선도국 가운데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은 최고기술국인 미국 대비 81.6% 수준으로 평가돼, 중국(미국 대비 88.1%)과 일본(미국 대비 86.4%)보다도 낮다.
이에따라 우리 정부는 2019년 12월 AI 반도체 세계 1위, 전국단위 AI 거점화 등 세계를 선도하는 AI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범정부 인공지능 종합계획인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법·제도·규제 정비 로드맵’을 마련해, 인공지능 활용을 촉진하고 인공지능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국내외 대표 기업의 기술 트렌드는=인공지능 글로벌시장에는 구글 딥마인드, 페이스북, IBM, 퀄컴, 인디비디아, 애플, 화웨이 등 다수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사업화 업체로는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SKT, KT, 네이버, 카카오 등의 통신·포털업체와 카이런소프트, 셀바스AI, 솔트룩스, 넥셀, T3Q 등 중소기업이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2011년 설립된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업체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 플랫폼 ‘AlphaGo’를 개발했으며, 최근 문자·음성 변환시스템 ‘Tacotron2’를 개발해 인공지능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자사의 플랫폼에 업로드 되는 방대한 빅데이터 이미지를 이용해, 얼굴 인식용 인공지능 솔루션인 ‘Deepface’를 개발했다.
IBM은 의료용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는 방대한 양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의 의학 판단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신경망 기반의 인공지능 프로세싱용 유닛인 ‘NPU’를 추가해, 서버에서 수행하던 인공지능 연산을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미국 Viv Labs를 인수해 ‘빅스비’라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폰에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지능형 어시스턴트로 개발방향을 잡았다.
2005년 설립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카이런소프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IT 보안과 딥러닝,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국책연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000년에 설립한 솔트룩스는 인공지능·빅데이터 플랫폼과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해 온 국내 인공지능·데이터 과학분야 기업이다. 2002년 검색 엔진에 이어 2003년 텍스트마이닝 엔진을 상용화했으며, AI 관련 유럽연합(EU) 연구프로그램 FP7의 ‘LARKC PROJECT’에 2007년 참여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인공지능 플랫폼 ‘아담’을 출시했다.
◇클라우드·스마트기기 기반으로 발전 중=한국신용정보원은 인공지능 분야는 제품 수명주기 상 성장기 초기에 해당하며, 법·규제 등 시장환경은 ‘보통’인 것으로 판단했다. 또 상용화 초기단계인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용영역을 침범할 수 있고, 인공지능의 불완전성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인공지능 개발을 반대하는 의견들도 적지 않아, 이는 기술성장을 늦출 수 있는 여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머신러닝,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려는 분야가 늘고 있어 활용처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분야에 진출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제조·서비스 분야에 도입 중인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기술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의 우수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다각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함께 실제적으로 지능화 혁신을 이끄는 것은 ‘데이터’와 ‘인재’이기 때문에 데이터 전주기를 활성화하고, AI 고급인재 양성 외에도 개별산업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인공지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과제라고 했다.
